통제 불능 상태의 주택난 속에서 이층 침대 한 칸을 1,000달러에 임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애슐리 섀넌이 소유 중인 모든 물건은 여행용 가방 하나와 더플백 하나에 모두 담긴다. 올해 23살인 섀넌은 대학 졸업 후 캔자스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거주지를 옮기며 가지고 있던 물건의 대부분을 처분했다.

의류와 책을 대폭 처분한 섀넌은 ”물건을 잔뜩 버리니 기분이 상쾌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릴 적 처음으로 읽었던 책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포함해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개인 공간이 단 몇 제곱미터에 불과한 현재, 섀넌은 침대 맡 선반에 해리포터 책을 보관 중이다.

섀넌은 올해의 대부분을 팟셰어(PodShare)라는 고급 호스텔에서 살았다. 또래의 청년들이 함께 생활하는 대형 객실의 이층 침대를 빌리는 값으로 1달에 1,000달러(약 118만원)를 지불하고 있지만, 시내 방 1칸짜리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에 비하면 절반도 채 안 되는 비용이다. 여기에는 땅콩버터, 라면 등의 식료품과 커피, 공과금, 기본적인 세면용품이 포함되어 있다.

애슐리 섀넌

구내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게스트가 사용한 시설을 깨끗이 정리하고, 게스트들과 함께 요리도 한다. 이곳의 게스트는 뉴욕, 베네수엘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욕실과 주방,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한다.

이곳에 사생활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층 침대에서의 성관계란 금지된 행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팟셰어에 거주했던 라다비어스 카슨은 현재의 아내를 작년 이곳에서 만났다. 결혼식이 있었던 7월의 어느 날, 이들은 팟셰어를 다시 방문해 첫 키스를 나누었던 소파 위에서 포즈를 취했다.

모두가 이러한 생활 방식을 즐기지는 않겠지만, 최면치료사의 개인 비서로 일하며 도시 평균 연봉보다 약 30% 낮은 40,000달러(4,736만원)를 버는 섀넌에게 이곳은 이상적인 공간이다. 섀넌은 수시로 바뀌는 사람들과 함께 거주하는 것을 좋아하며 이곳에 살면 돈을 낭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팟셰어는 새로운 주거 형태인 ‘공유 주택’ 중 하나로, 로스앤젤레스에서 5곳,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곳 등 총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공유 주택은 보통 관리 기업이 따로 있고, 사람들이 각자 작은 전용 침실에 살거나 큰 공용 객실을 함께 사용하는 곳을 말한다.

공유 주택은 주택난이 점점 심화하는 해안 도시에서 도심에 거주하고 싶지만 높은 임대료 때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이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력을 쌓고 있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특히 공유 주택에 더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집을 사거나 꾸준히 상승 중인 월세를 감당하기에는 월급이 너무 적고 학자금 대출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많은 공유 주택 기업은 기업의 목표가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 주택을 통해 관계를 증진하고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방향성은 옳아 보인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중 외롭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0%로,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그 비율이 높았다.

섀넌은 다른 팟셰어 거주자들과 정이 많이 들어 올해 초 혼자만의 아파트로 이사한 지 2달 만에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이층 침대의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는 ”이곳에서는 (사람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라면서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 그 관계가 너무 그리웠다”라고 밝혔다. 

팟셰어 로스앤젤레스 지점에서 열린 행사.

또 다른 유명 공유 주택 브랜드 스타시티(Starcity)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오래된 호텔과 사무실 건물을 리모델링한 전용 객실을 최저 1,300달러(153만원)에서부터 최고 2,000달러(236만원)가 넘는 가격으로 임대한다. 스타시티의 CEO 존 디쇼트스키는 허프포스트에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물가가 높은 도시에서는 스튜디오 아파트 평균 월세의 절반을 훨씬 밑도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디쇼트스키에 따르면 스타스키는 거주자들이 침실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공용 주방과 거실 공간에 모여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6대 대도시에서 30개의 건물을 운영하며 평균 임대료보다 15~20%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기업 커먼(Common)은 스스로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홍보한다.

서로에게 ‘윈윈’이라는 그럴듯한 마케팅 문구에도 불구하고, 비평가들은 이 새로운 공유 주택 트렌드가 오늘날 주택난과 사람들이 느끼는 단절감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아주 오래된 공유 주택의 개념을 새롭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영국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에서 주택과 토지 분야를 연구하는 한나 휘틀리는 가디언에 공유 주택은 건설업체들이 이미 망가진 주택 시장에서 이익을 최대한으로 뽑아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일 뿐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공유 주택을 임대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경험이 새로운 유형의 미니멀리스트 생활 양식이라고 홍보하지만, 사실 공동 주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세기에서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노동자들은 호텔식 아파트나 하숙집 셋방을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었다. 이 중 일부는 우중충하고 더러웠지만, 대부분은 오늘날 공유 주택이 간소화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싱크탱크 그룹 사이트라인 인스티튜트(Sightline Institute)의 창업주 알란 더닝은 과거에는 개인이나 가족이 공유 주택을 운영한 반면, 오늘날에는 거대한 브랜드가 운영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더닝은 ”긱 경제(gig economy, 임시직으로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 상황을 일컫는 말)형태의 경제와 벤처 캐피털이 이러한 분열적인 상황을 흥미롭고, 새롭고, 트렌디한 현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라면서 ”그래서 공동 작업 공간이 생겼고, 이제는 공유 주택까지 출현했다”라고 밝혔다. 

팟셰어 객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9월 초 로스앤젤레스시 회계감사관 론 갤퍼린이 팟셰어 지점 중 한 곳을 방문해 이곳이 로스앤젤레스의 주거난을 해소할 ”혁신적인 해결책”이라는 트윗을 게시하자 그에게 엄청나게 많은 항의 글이 쇄도했다. 많은 사람이 최소한의 사생활만 간신히 보장되는 이층침대 한 칸에 월 1,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고, 일부는 이 공간을 반이상향적인 악몽이라고 칭했다. 앞서 팟셰어에 관한 영상을 내보낸 CNN 비즈니스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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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침대에서 28일간 사는 비용으로 1,000달러를 내는 건 결코 알맞은 게 아니다.

벡은 팟셰어의 거주비는 회사가 내는 건물 임대료에 따라 책정된다며 팟셰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옹호한다. 그녀는 비난 여론과 관련해 ”우리 모두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라며 ”월세가 너무 비싸 사람들이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라고 반박했다.

현재 미국 내 공유 주택의 수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부동산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 투자를 받은 7개의 대형 공유 주택 기업이 총 3,000개의 침대를 임대 중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 집계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예술가들에게 900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방을 임대하는 업스타트 크리에이티브 리빙(Upstart Creative Living)이나 팟셰어 등의 부티크 업체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공유 주택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는 커먼과 스타시티를 포함해 미국 동부 지역을 본거지로 활동하는 올리(Ollie), 독일 브랜드 쿼터스(Quarters), 런던의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 위기에 빠진 공유 오피스계 거물 위워크가 선보인 고급 주거 공간 위리브(WeLive)가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모두가 적어도 2곳의 주요 도시에 지점을 세웠고, 수년 내 총 16,730개의 침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팟셰어 주방

공유 주택을 관리하는 기업 대다수는 저렴한 주거 공간 구축이 목표라고 말하지만, 설령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공유 주택의 임대료는 저소득층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외의 공유 주택들은 고소득자를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예로, 뉴욕에 있는 위리브 월스트리트 지점은 월세가 3,000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유 주택을 직접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도 목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뉴욕 주택보호개발부는 민간 개발업자들이 고급 시설과 커뮤니티 활동을 제공하면서도 저소득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비전통적 아파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여기에는 초소형 객실에서부터 공동 주거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유 주택이 포함된다. 주택보호개발부는 도시 내 임대료가 비싼 지역의 공유 주택과 더불어 과거에 성행했던 호텔식 아파트와 하숙집의 성공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주택보호개발부 지역개발위원회 부위원장 레일라 보조르그는 ”다양한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가 있다”라고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주택보호개발부는 올가을 최종 선발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벡은 경쟁업체에 비하면 팟셰어가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게 접근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팟셰어 샌프란시스코 지점은 고소득 IT 분야 종사자만 거주할 수 있지만, 벡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지점의 거주자 대부분은 고소득층과는 거리가 멀다.

허프포스트가 취재한 익명의 한 팟셰어 거주자는 현재 직업이 없고,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중이며, 길거리에 내몰릴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노숙자 쉼터를 알아보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지난 3월, 거주 중이던 아파트를 잃은 이 41세의 여성은 지인으로부터 팟셰어에 대한 정보를 듣기 전까지 호텔과 모텔 숙박비로 많은 돈을 소비했다.

그는 ”한 호텔의 숙박비는 하룻밤에 175달러였다”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금액이다. 팟셰어에서는 하룻밤 숙박비가 50달러이고, 1주일을 예약하면 숙박비가 1박에 40달러로 줄어든다”라고 밝혔다. 

팟셰어 로스앤젤레스 지점

그러면서 ”이런 주거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호스텔은 여행할 때나 묵는 곳인 줄 알았다”라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5월부터 팟셰어에 드나들고 있다. 그녀는 팟셰어에서는 안전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사람들끼리 서로를 존중하고, 빨래를 하거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층 침대는 아늑하다. 덕분에 길고 긴 구직 여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이 여성은 지금의 환경은 지극히 정상적인 삶이라고 말한다. 이 여성은 직장을 구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이사할 때까지 팟셰어에 거주할 계획이다.

전국주택법률제정프로젝트(National Housing Law Project)의 사무총장 셰이머스 롤러는 ”모두에게 하얀색 담장이 있는 1인 가구로 살도록 강요할 순 없다”라며 ”그 모델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생활에 적합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공유 주택은 전체적인 주택 시장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공유 주택이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공유 주택이 주택난을 해결할 특효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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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의 ‘This New World’ 시리즈는 파트너스 포 어 뉴 이코노미(Partners for a New Economy)와 켄데다 기금(Kendeda Fund)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후원사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편집됩니다. 이 사설 시리즈에 대한 의견이나 조언이 있다면 thisnewworld@huffpost.com으로 이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허프포스트US의 ‘Bunk Beds Are Renting For $1,000 As The Housing Crisis Spins Out Of Contro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