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가 동성결혼 법제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대변인이 21일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한정한 현행 법적 체계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인대 법제 위원회 대변인 장 티에웨이는 이날 브리핑에서 동성결혼 법제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만 법적 결혼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규칙은 우리나라의 국가적 상황과 역사적, 문화적 전통에 부합한다”며 ”내가 아는 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가 동성결혼 법제화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법원에 의해 동성결혼 신청을 불허당했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순 웬린은 ”중국의 법적 체계 때문에 내 파트너와 나의 행복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나는 내가 배제되어 있다고 느끼고, 정책결정자들에게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느낀다.”

(자료사진)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순 웬린(오른쪽)이 후난성 창사 법원에서 열릴 중국 최초의 동성결혼 인정 소송을 하루 앞두고 파트너와 함께 앉아있는 모습. 2016년 4월12일.  

 

중국에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법은 없으며, 2001년에는 정부가 규정하는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가 삭제됐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매년 3월에 열리는 양회(전인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동성결혼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방안들이 제안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 사이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정부의 검열 타깃이 되면서 탄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따라서 자녀를 입양할 수도 없다.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은 내년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법 개정안 초안에 동성결혼 법제화를 넣자는 운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장 대변인은 개정안 초안에 포함된 결혼 관련 조항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대만(중화민국)에서는 수 년 간의 사회적, 법적 논의 끝에 지난 5월 동성결혼 법제화 법안이 통과됐다.

(자료사진) 성소수자 커뮤니티 관련 인터넷 사업을 운영하는 Ling Jueding(34), Gino (27) 커플의 결혼식. 경찰이 개입하는 바람에 거의 10번이나 장소를 옮겨야만 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베이징, 중국. 2015년 6월27일.

 

한편 중국이 서구 사회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19세기 전까지만 해도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문화였다고 알려져 있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명나라 11대 황제(1505~1521 재위) 정덕제(正德帝) 등 몇몇 황제들은 동성 관계를 즐기기도 했다. 

중국 문학의 황금기로 알려진 9세기의 시를 보면, 연애시의 내용이 여성에 대한 것인지 남성에 대한 것인지 말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 기독교나 이슬람과는 극명히 대비되듯 중국의 종교적·사회적 가르침은 동성 간 관계를 가혹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도교는 동성애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으로 규정하며, 유교는 스승과 제자의 가까운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종종 간접적으로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18세기에 쓰여진 중국의 위대한 소설 ‘홍루몽’에는 동성애와 동성 관계들이 등장한다. (이코노미스트 2017년 6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