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한겨레는 빈도도 내용도 달랐다

들을 수 있는 수업을 무작위로 신청했다가 듣게 된 전공 필수과목 <커뮤니케이션 개론>. 이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기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 이 수업에서는 ‘저자의 의도가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 같은 논의부터 언론의 보도와 해석, 황색저널리즘, 오보, 정파성 등 언론에 관한 다양한 부분을 다뤘다. 그 중 언론 파트에서는 언론이, 뉴스가 왜 중요한지, 미디어를 전공하는 우리는 언론사와 기자, 뉴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실제 경험적으로 언론 보도를 확인하는 과제라서 스스로 언론의 정파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어떤 주제의 기사가 언론사별 차이를 보기 적합한지 고민했고, 다양한 키워드를 검색해 그 차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내가 판단하기에 가장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주제는 ‘노동’이었다. 당시 노동 이슈는 ‘민주노총 총파업’, ‘경제사회노동위원회’였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내용과 분석을 통해 도출된 나의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9만vs16만 , 민노총vs민주노총
 
총파업은 지난 11월 21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반대 및 노동법 전면개정 등을 요구하며 진행됐다. 이 시기 새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11월 22일 출범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21일 △국민*/연금 개혁 등 사회안전망 강화 △비정규직 철폐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반대 △ILO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총 4만여 명이 14개 시·도에서 집회를 열었고 그 중 1만여 명이 서울 국회 앞에 집결했다.

2018년 11월 21일 전국 14개 시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와 11월 22일 노·사·정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의 출범을 두고 언론사별 보도 빈도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총파업’, ‘민주노총(민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세 가지 키워드를 조선일보와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각각 검색해 18.10.23~11.23까지 보도된 기사를 수집했다. 그 결과 총파업 키워드에 조선일보는 36건, 한겨레는 18건, 경사노위 키워드에 조선일보 16건 한겨레 28건을 보도했다(<표 1> 참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확인한 언론사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단어의 차이다. 먼저 총파업 키워드 상위 기사 헤드라인을 살펴보면 조선일보는 ‘했다는’, ‘멈췄다’, ‘빅딜’, ‘9만’, ‘폭행’, ‘개’, ‘짖다’, ‘기차’, ‘간다’, ‘민노총’을, 한겨레는 ‘경사노위 대화’, ‘출구’, ’16만’, ‘주목’, ‘민주노총’, ‘국민’, ‘대안’, ‘민주노총’을 사용해 신문사별로 단어가 달랐다.

특히 눈으로 보기에도 쉽게 발견되는 차이는 똑같이 총파업에 참여한 인원을 말하는 ‘9만’과 ’16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뜻하는 ‘민노총’과 ‘민주노총’이었다. 파업 주체를 칭하는 단어 차이는 ‘경사노위’에 관한 뉴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규약에 따르면 정식 명칭은 ‘민주노총’인데 왜 조선일보 뉴스에서는 ‘민노총’으로 표현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 이유는 알 수 없더라도, 뉴스에서 사용된 다른 단어와의 관계를 생각해볼 때,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정파성에 따른 뉴스 차이를 엿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어서 기사 내용 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11월 22일자 조선일보 뉴스와 한겨레신문 21일 뉴스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표2> 참고) 조선일보는 정부추산 9만이 참가하였고 그 중 절대다수는 자신들의 고유의제를 가지고 나온 현·기차 노조였다, 이 중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3만여 명에 불구했다, 총력 투쟁 나서겠다더니 2시간 집회로 끝, 뻥 파업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즉, 파업 참여 인원이 예고보다 적었고, 현·기차 인원을 제외하면 1만여 명에 그친다는 이야기다. 한겨레신문은 제목과 소제목에서 16만 명이 참여한 2년만의 총파업을 강조하며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말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파업이 일어난 이유와 조합원들의 입장을 전해주는 기사였다. 이는 독자의 입장에 따라 보수언론의 비판, 진보언론의 감싸기로 입장 차이가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상반된 뉴스다.
 

 
 

 
경사노위 키워드로 기사검색을 한 결과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각각 “탄력근로제 확대, 시간 더 달라고 국회에 부탁”, 문 대통령 “경사노위 논의 시간 달라 국회에 부탁” 야당 “연내 처리해야” 난색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먼저 조선일보의 기사제목을 보면 간결하게 나타냈다. 한겨레는 문 대통령을 언급, 야당 이야기를 하며 보다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소제목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조선일보는 처벌유예 기간이 끝나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며 연내 처리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한겨레는 여·야의 입장을 소제목으로 여·야간 엇갈림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일보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반대 총파업을 하며 경사노위에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의 연내 입법에 대해 경사노위에서 논의하면 국회도 결과를 기다려줄 것이라 말했고, 직접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법안의 연내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경사노위의 구성에 친노동, 친정부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한겨레 보도를 요약해 보면 문 대통령이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하고, 홍영표 원내대표의 말을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노사정이 합의하면 사회적 갈등도 줄이고 더 큰 의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노사가 논의해 결론을 내린 뒤 국회가 입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두 기사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조선의 기사에는 대통령의 부탁을 통해 일어날 부정적 일에 대한 내용이 많았고 한겨레의 기사는 대통령의 부탁을 통해 일어난 여야  간의 갈등의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조선일보의 기사는 야당의 입장을 기업의 이야기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사노위 구성에 있어도 친노동, 친정부 편향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즉 문 대통령의 부탁을 부정적인 느낌의 내용으로 기사가 작성됐다. 한겨레의 기사는 여·야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야당의 반대를 ‘난색 한다’고 표현한다. 여·야간의 엇갈리는 입장 차이를 주요 인물들의 주장을 언급하며 설명하는 내용이다. 확실하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조선일보 기사에 비해 부정적인 느낌보단 여·야 간 의견차이 대한 내용의 기사가 작성됐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뉴스읽기
 
노동에 대한 키워드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언론은 같은 현실도 다르게 구성하고 보여준다. 같은 대상의 동일한 말도 뉴스에서는 다르게 표현된다. 어느 신문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을, 다른 신문에서는 갈등적 상황을 주목한다. 어떤 뉴스가, 정보가 더 옳은가에 대한 판단은 뒤로 하더라도 결국 독자는 서로 다른 관점을 접하게 돼 자칫 오해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한쪽 입장만을 강화하게 된다.

물론 독자들도 큰 사건, 관심 있는 뉴스라면 몇 번의 검색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여야의 인식과 입장을 확인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사안에 따라 분석적으로 뉴스를 이해하고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뉴스 하나하나에 대한 이용이 쌓이고 쌓여 결국 큰 차이로 나타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분석을 통해 뉴스를 볼 때 다수의 보도와 여러 의견들을 조합해 기준을 가지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는 단지 뉴스를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자세의 영역인 것 같다. 특히 이미 뉴스 읽기가 습관화된 기성세대보다 더 뉴스 읽기가 서툰, 젊은 세대들의 경우 뉴스 리터리시에 대한 고민과 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 전까지 언론의 정파성이나 뉴스 읽기에 대한 고민, 뉴스 리터러시라는 개념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짧은 시간이지만 리터리시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하며 뉴스를 수십, 수백 번 읽으며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또한 그동안 항상 품고 있던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되면서 수많은 가짜 정보와 개인에게 이득이 되는 여론 형성과 마녀사냥 등을 경험해 왔다. 나와 내 친구들, 선후배들은 태어나자마자 인터넷을 접했고, 이미 다양한 뉴스와 다양한 정보 속에서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이 바뀌는 경험을 여러차례 해왔다. 그래서 어떤 이슈를 믿어야 하고 말아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험을 통해 그 의문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 미디어를, 뉴스를 접하면서 나의 주관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가지게 됐고, 합리적 미디어소비를 위해서 리터리시 교육과, 언론에 대한 간단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해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 속에 넘쳐나는 정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국 개론 수업을 통해 알게 되고 얻은 것은 단순히 언론에 대한 기초지식이 아니었다. 수많은 정보와 미디어가 존재하는, 존재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나침반을 얻은 것 같다. 수업과 분석, 고민과 나름의 해답을 통해 얻은 이 나침반을 바탕으로 앞으로 주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기자가 돼서 독자들에게 쉽게 읽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 모든 독자가 손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턱 낮은 그런 기사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