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숲캉스' 명소는 경주 황성공원

작년 40도가 넘는 기록적 폭염으로 한반도가 열병을 앓은 적이 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갑작스러운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니 온열질환 환자도 발생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여름 기운이 온 세상에 뻗친다는 하지다.
 
올해도 초여름 날씨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지난 16일 도심 속 힐링 숲으로 소문난 경북 경주 황성공원을 찾아보았다. 황성공원은 에어컨이 귀하던 시절 한낮의 더위를 피해 많은 경주시민들이 땀을 식히던 장소였다. 그래서 경주 황성공원은 비단 경주뿐만 아니라 ‘숲캉스’ 전국 최고의 명소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한낮의 온도가 벌써 36도를 오르내리는 이때, 숲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는 요즘이다. 올여름 경주로 숲속 휴가 계획을 세운다면 경주 황성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3대가 함께하는 여름휴가라면 더더욱 여기만큼 시원하고 좋은 곳이 없을 것 같다.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진 황성공원
 
황성공원에는 3개의 문이 있다. 북문과 남문 그리고 동문이 있다. 1년 365일 대문 없이 활짝 열려 있는데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상관은 없다, 그러나 처음 오시는 분들은 북문을 이용하여 들어오면 편리하다. 주차하기 제일 좋은 곳이 북문이기 때문이다. 북문으로 들어와 실내체육관 앞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주차비 걱정 없는 1년 365일 항상 무료이다.
 
황성공원의 전체 면적은 약 102만 4천㎡이다. 신라시대 때 북쪽이 허하다 하여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이다.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지를 비롯해 무려 91개종의 수목들이 심어져 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지금은 수령 수백 년이 넘는 고목들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며 시원한 그늘막을 형성해 주고 있다.
 
산책을 겸한 피크닉 하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
 
경주시립도서관이 있는 동문 쪽으로 가보았다. 주말이라 주차장은 만원이다. 관광객들이 동문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런지 입구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상쾌하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피크닉이면 멀리 들어가지 말고 바로 여기 동문 초입에 있는 잔디밭이 좋다. 넓은 황성공원 어디를 가든 상관없지만,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잔디밭이 가족여행으로는 제일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경주 황성공원은 신라시대 때는 왕들의 사냥터로도 이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황성공원 안에 시립도서관, 국궁장, 씨름장, 시민운동장, 실내체육관, 게이트볼장,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연습장, 산책로 등이 있다. 특히 공원의 넓은 도로에서 어린 유아들이 킥보드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그러면 동문을 출발하여 황성공원의 전체 모습을 한번 살펴본다. 동문으로 들어가 큰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바로 왼쪽에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여기를 올라가면 삼국통일에 혁혁한 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바로 올라가지 말고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 있다가 약간 춥다고 느껴지면 한번 올라가 보길 권한다.
 
오른쪽으로는 산책로가 펼쳐지는데 산책로 중간중간 각종 운동시설들과 나무 의자 그리고 정자, 최신식 화장실 등이 설치되어 있다. 산책하다 쉬고 싶으면 정자에 앉아 즐겨도 좋고, 나무의자에 앉아 피톤치드 향기를 맡아도 좋다. 시간이 남는다면 일주일에 4번(화,수,목,토) 있는 숲 체험 해설 프로그램에 사전 등록(경주시청 홈페이지) 하여 들으면 좋다.
  

 
신라시대 화랑들의 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황성공원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충혼탑을 중심으로 경주가 고향인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시비와 김유신 장군 동상, 조선 선조 때 경주부 판관으로 왜적에게 빼앗겼던 경주성 탈환에 공을 세운 박무의공비 등이 숲속 곳곳에 있다. 역사 공부도 할 겸 산책 삼아 한번 둘러볼 만하다.
 
녹음으로 우거진 산책길을 걷다보면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피톤치드 향기 맡으며 걷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경주 시민운동장 뒤편에는 숲속에 육상트랙이 마련되어 있다. 숲속에 있는 특별한 트랙을 기족들과 함께 한번 달려보는 것도 추억에 남을 것 같고 재미 또한 쏠쏠할 것 같다.
 
후투티 서식지로 유명한 황성공원
 
예전에는 경주시민들만 황성공원을 찾아 한낮의 더위를 식히곤 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후투티 집단 서식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황성공원을 찾게 되었다. 일명 ‘추장새’로 불리는 후투티는 머리에 왕관을 쓴 듯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어 특히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새다.
 

   
이른 아침부터 후투티의 육추 장면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여기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후투티가 한창 육추 활동을 하는 5~6월이면 경주 황성공원은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지난 16일에도 동문 쪽에 한 그룹의 촬영팀 모습이 보였다.
 
사진작가들이 워낙 촬영에 열중하다 보니 점심 식사도 거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인근 중국집 사장이 현장에서 주문을 받아 직접 짜장면을 배달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경주 황성공원에는 후투티뿐만 아니라 꾀꼬리, 다람쥐, 청설모 등이 많아 자연 공부와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누린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녹음이 우거진 숲속으로 산책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황성공원이다. 그래서 황성공원은 경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