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벨기에 등 유럽서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의 도박성에 대한 논의가 세계적으로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다만 한국에서는 국내에 진출한 중국 게임 등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분류하고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네덜란드, 벨기에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도박으로 판단한 것이다. 영국 의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판단하는 데 ‘환금성’을 가장 크게 봤다. 권고는 강제성이 없지만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 중 하나인 만큼 유럽 내 논의가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앞서 벨기에 게임위원회는 지난해 EA와 밸브, 블리자드 등 대형 게임회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랜덤박스’가 벨기에 도박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형사 고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사행성의 기준을 환금성에 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아이템 등을 얻는 행위 자체를 도박으로 본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도박문제 전문가는 사견을 전제로 “유료 결제를 통해 확률성 아이템을 샀을 때는 그 행위로 인해 투자한 돈보다 더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낮은 가치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며 “그로 인해 지속해서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사행성 요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깜깜이’인 확률형 아이템이 많다. 국내 업체들은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자율 규제를 만들어 지키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게임사의 게임들은 이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 게임사는 환불·게임 문의에 응대하는 서비스센터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모바일게임에서 이미 현금으로 결제한 게임머니나 아이템에 대해 환불을 쉽게 도와준다는 ‘환불 대행업체’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연중무휴’, ‘외국어 능통 직원’ 등을 내세워 이미 사용한 아이템이라도 환불을 받아주겠다고 인터넷 등에서 광고하고 있다. 수수료는 환불 금액의 20∼30%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프로세스는 모르겠지만 계정주를 대리해 환불을 받아준다는 것은 편법을 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