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맛> 출연 김진아, 첫 에세이집 출간하고 북토크

사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고 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알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의 아픔을 타인으로부터 위로 받으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달래줄 수 있어야 한다. 

TV조선 <연애의맛> 출연으로 알려진 김진아 작가는 최근 자신의 삶을 담은 첫 에세이집 <아임 파인, 앤유?>를 펴냈다. 
 

 
24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서아책방에서 북토크를 연 김 작가는 “하우알유(How are you?)라고 물어보면 다들 무조건 아임파인 앤유(I’m fine and you?)라고 하는 것 같다”며 “사실 학창 시절을 보내고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이 말처럼 살아가는 것이 버겁고 힘들고 세상은 생각보다 차갑고 독한데도 이런 식으로 괜찮은 것처럼 살아가는 걸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서 내가 낫 파인(Not fine)해도 낫 파인이라고 말하면 뭔가 나약해보이고 뒤처져 보이더라. 남들은 빛나고 1등이고 잘 살아가는데 나는 쉬고 싶고 멈추고 싶다. 사실 너만의 꿈을 찾으라고 하지만 그런 평범한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하이라이트는 없다”며 “그런 불문율이 맘에 안 들어서 나 자신의 마음에 대해 계속 생각했고 내가 진짜 ‘파인’한지 내 스스로 생각하고 시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책을 썼고 그렇게 제목을 지었다.

김 작가는 “책으로 내가 조언을 한 것은 없다. 내가 뭐라고. 괜찮아라고 누가 물어보면 꽤 파인인 것 같아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초등학교 5학년생이 쓴 ‘용기’라는 시를 읽었다. 어른들이 너는 할 수 있어라고 물어보면 ‘아니요. 나는 못 해요’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12살이 그런 시를 쓸 수 있었을까. 나는 못 하겠고 쉬고 싶다는 것들을 쉽게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용기를 가지고 미약하게나마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봤다”며 책의 방향성을 소개했다.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다. 혼자 살아가야 하지만 항상 관계 속에 놓여있다. 특히 사람 관계는 무겁고 두려울 때가 많다. 

김 작가는 “어차피 나는 나이고 각자는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너는 나와 친하기 때문에 나를 이해해야만 돼. 이런 것이 불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각자 혼자 살아야 함에도 결국 관계가 없으면 못 산다”고 규정했다.

이어 “한 평생을 이 몸과 이 영혼으로 살아가는 것이 좀 무서웠다”며 “사람 관계도 이 사람에게 잘못하고 상처를 주면 살다가 굴레처럼 찾아온다. 관계와 내 자신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글을 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타인의 큰 고통보다 나의 작은 고통이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것은 타인도 마찬가지라 결국 나의 아픔은 내가 달래고 알아줘야 한다.

김 작가는 “책을 읽다가 종이에 손을 베면 따갑고 아픈데 솔직히 TV에서 어떤 사건이나 사고로 유명인이 응급실에 누워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의식적으로 안 됐고 딱하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종이에 벤 상처만큼 그것이 내 아픔으로 안 느껴진다. 냉혈한 같지만 사실 그게 자연스럽다”며 “그걸 받아들이면 결국 내가 힘들고 아플 때 나를 알아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를 이해하기는 해도 궁극적으로 나를 이해하는 것은 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면 연인이든 사랑하는 가족이든 이런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 것은 나를 통해서다. 그런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말한다. 가끔은 나도 나를 속인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재차 “내가 달래줘야 한다. 연인이나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힘들어라고 물으면 무슨 일 있어라고 큰 관심을 갖고 묻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 자신한테는 잘 안 그러는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시니컬하다. 물론 애정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긴 하다”라고 밝혔다.

왜 자신에게 냉소적일 수밖에 없을까.

김 작가는 “기본적으로 자기애를 바탕으로 비관한다”면서도 “사실 익숙하면 소중함을 잃는다고 한다. 태어나서 한 시도 빼놓지 않고 나와 같이 살았는데 얼마나 이 몸뚱아리가 익숙하겠는가. 쉽게 쉽게 오늘도 잘 살았구나라는 응원이 아니라 아 그러지 말 걸 이렇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책 속에서 섭식 장애(마른 몸매에 대한 강한 욕구로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심리적 장애로 극단적으로 소량만 먹거나 폭식한 뒤 구토를 함)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때 김 작가는 “내 자신이 너무 안 되어 보였다”며 “분명 가족이 나에게 왜 사냐 왜 살아라고 말하면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하느냐고 할텐데. 나는 그때 나한테 그런 말을 엄청 많이 했다. 왜 사는가. 두려워서 죽지도 못 하지. 이런 말을 해댔다”고 털어놨다.

눈치보는 사회이다 보니 다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시선에 너무 얽매이면서 산다.

김 작가는 “내가 섭식 장애를 겪을 때 나의 기준에 시달렸다. 말라야 해. 나는 45kg을 넘으면 안 돼. 이러다 보니까. 그러지 않고 단단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보 취급했다. 되게 사랑을 많이 받는 친구가 있었는데 너무 미웠다. 쟤는 저렇게 살아도 자기가 좋을까 이렇게 비하하는 것”이라며 “내 문제는 지금은 아니지만 남들 눈치를 진짜 많이 본다는 점이다. 가끔은 애써 안 보려고 노력할 때가 있고 일부러 타인의 시선이 신경쓰이는 곳을 피한다”고 자기 고백을 이어갔다. 
     
중요한 것은 삶을 지나쳐오며 형성된 나 자신의 심리상태다.

김 작가는 “섭식 장애는 심리적 문제였다”며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모든 인간의 성격은 6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했다. 유년기 영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연구를 많이 하셨다. 신경이 세심하셨다. 냄새와 소리에 되게 민감하다. 엄마가 내가 아이일 때 맨날 우쭈쭈 해주다가 ‘아이씨 계속 기침하네’ 이런 적이 있었다. 아이는 양육자가 전부인데 내가 너무 상처를 받아서 베개를 갖고 안방에서 잤다. 냄새에 유독 민감해서 나의 토를 못 치웠는데 그때 엄마도 모르게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엄마는 내 나이 때 나를 낳았다. 엄마만의 사정이 있는데 나는 그걸 너무 크게 받아들였다. 대체 내가 어떨 때 나를 아끼고 미워하는지 너무 헷갈렸다”고 풀어냈다.

그러면 나 자신을 응원해주고 달래주는 일은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 김 작가는 “휘청거릴 때는 과거를 생각하게 된다. 과거는 뭔가 작품이 되는 것 같다. 미래는 힘들고 과거는 비극이든 희극이든 ‘음 그랬었지’ 그러는 것 같다”며 “(섭식 장애로 고통스러워 하다가) 나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래 이미 이렇게 된 걸 앞으로 어떡할까. 이렇게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나도 나에게 나쁜 말을 하면 반항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네가 좋아 좋은데 진아야 네가 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왜 아플까. 이러면 우리 진아를 데리고 어떻게 해볼까. 그렇게 내 안의 작은 나를 깨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