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종편 "헝가리 사고처럼 세월호도 박근혜 책임만은 아냐"

지난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인 선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후 정부는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리 정부와 헝가리 정부는 지속적인 수색작업을 진행했고 6월 10일까지 21명의 실종자 중 13명의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하루 뒤 11일에는 사고 13일 만에 유람선이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인양된 배 안에서 4구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고, 13일 1구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되어 3명의 실종자가 남았습니다. 19일 현재까지 헝가리 구조당국과 우리 정부 합동 대응팀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실종자 3명의 수습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에서도 사고 직후부터 사망 보험금을 구체적으로 운운하거나 희생자 및 그 가족의 개인 신상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보도들이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4년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제정한 ‘재난보도준칙’은 “피해자 가족의 오열 등 과도한 감정 표현, 부적절한 신체 노출, 재난 상황의 본질과 관련이 없는 흥미위주의 보도”, “지나친 근접 취재”,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용어, 공포심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 등을 모두 자제하라 권고하고 있으나 이에 반하는 재난‧참사 보도가 여전히 많은 겁니다.

역시 헝가리 참사를 많이 다뤘던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참사의 진상규명 및 수습, 피해자 및 그 가족에 필수적 정보 제공보다는 참사에 대한 자극적인 묘사가 두드러졌습니다.
 
사고발생 5일 만에 급격하게 줄어든 보도량

사고가 알려진 5월 30일부터 6월 5일까지의 종편 3사 시사 대담 프로그램 관련 방송을 확인한 결과 사고 발생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도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 관련 대담 586분 중 64%에 이르는 375분이 첫 날인 30일과 둘째 날인 31일에 집중됐습니다.

사고 발생 일주일 째인 6월 5일에는 종편 3사 10개 프로그램의 방송분을 모두 합산해도 9분에 불과했습니다. 6월 4일부터는 관련 소식을 아예 전하지 않는 프로그램도 나왔습니다. 언론은 참사가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정부의 대응 및 구조 활동을 검증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대략 일주일만에 관심을 뚝 끊은 것입니다.

문제는 한창 참사를 많이 다룰 때에도 피해자 신상정보와 ‘비극적 개인사연’ 등에 집중하고 비전문가들의 부정확한 예측을 노출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겁니다.
 

TV조선은 사고 첫 날부터 “골든타임 지났다”, “강경화 장관 가도 구조 못할 것”

종편 3사 시사 프로그램이 참사를 가장 많이 다룬 5월 30일 방송에서는 사고 피해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들이 연이어 등장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30)에 출연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사고가 알려진 첫 날부터 ‘이미 골든타임은 지난 것 같다’, ‘강경화 장관이 가서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와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윤정호 앵커가 승객들에게 안전 관련 지시와 훈련이 없었던 점을 묻자 고 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제가 헝가리라는 나라를 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요. 우리가 관행적으로 쓰는 말 중에 ‘후진국형 인재’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게 천재, 물론 비가 많이 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홍수가 나서 댐이 넘쳐서 이런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무슨 천재지변 같지는 않고요. 그야말로 인재인데 저 인재가 최소한의 안전 관리도, 가이드라인도 없이 통제 시스템이 작동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냥 추돌당해서 어이 없이 지금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되는. 그리고 이미 골든타임은 지난 것 같고 점점 실종된 분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이런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현지에서 들어오는 구조 소식은 지금 거의 들려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날씨가 안 좋아서 뭐 이러고 있는 상태 아닙니까? 지금 우리 정부에서 ‘총력을 다한다’ 그러면서 강경화 장관이 무슨 대응 팀장으로 해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경화 장관이 가서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은 또 아니잖아요.

고씨의 이러한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던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은 고작 3분’ 막말과 유사합니다. TV조선에서 비슷한 망언이 먼저 나왔던 겁니다. 참사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애먼 참사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입니다.
 
‘관광객이 무리하게 출항 강행’? 아직도 조사 중인데…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남국 변호사도 궂은 날씨에도 출항을 하게 된 원인이 피해자들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김남국 변호사 : 사실 이 유람선이 출항을 하는 것 자체가, 출항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안전을 위해서는 좋았을텐데 비가 그 전날에 상당히 많이 오기는 했는데 이 지금 참좋은 회사(참좋은여행사), 문제가 된 이 유람선이 출발을 할 당시 저녁 8시경에는 또 비가 잠깐 그쳤던 상황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여행 관광객이라든가 가이드라든가 이번에 한 번 놓치게 되면 언제 다뉴브강의 야경을 보겠냐고 하면서 무리하게 조금 강행을 한 것 아니냐는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거기에 더해서 다른 유람선들도 계속 다니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했나 본데 (중략)

피해자들에게 사고의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이런 발언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도 아닙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이킹 시긴호의 추돌로 확인된 가운데, 정확한 진상 파악은 허블레아니 호가 인양된 후인 12일부터 시작됐고 추돌과 관련해서도 헝가리 당국에 여러 축소 의혹이 나오면서 조사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참사에 있어서는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해야 할 보도‧시사 프로그램이 이렇게 개인적 추정을 남발하면 피해자와 그 가족은 더욱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출연자의 발언 외에도 TV조선은 대담을 시작하며 두 선박의 충돌 영상에 별도의 비장한 음악을 깔아 사고를 영화처럼 구성하기도 했습니다. 사고 첫 날, 실종자들의 수색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던 시점에서도 TV조선은 피해자들의 입장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민경욱 의원 “골든타임 3분”…정치권 전체로 화살 돌린 고성국 씨

앞서 참사 직후 방송부터 TV조선을 통해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던 고성국 씨는 비슷한 발언이 자유한국당에서 나오자 비판의 화살을 다른 국회의원들에 돌리기도 했습니다.

5월 31일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SNS에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글을 쓰고 비판이 쏟아지자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3)에서 고성국 씨는 “대부분의 막말 논란은 한쪽에서는 격렬하게 막말이라고 규정하고”, “다른 지지층 쪽에서는 뭐 못할 말 했냐, 사실은 이런 대립 구도 속에서” 나온다며 “논란이 되면 무조건 막말로 규정하는 막말 프레임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한국당 의원들보다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이 더 빈도도 많고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돌연 여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정치인들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든 그 말이 국민들한테 또 이를 테면 피해자가 있을 경우에는 그 피해자들이, 그 유족들이 어떻게 들을까를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그 분들이 불편하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말을 쓰면 되는 거예요. 일단 써놓고 난 다음에 ‘제 의도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변명하는 것이 지금 되풀이되고 있는데 그래서 저는 황교안 대표가 심사일언 그랬습니까? 말하기 전에 좀 먼저 생각 좀 해라 이 말 아닙니까? 저는 적절하게 소속당 의원들을 단속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심사일언이라고 하는 경고가 한국당 의원들한테만 적용되는 것이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말 괜찮냐, 민주평화당 의원 정의당 의원들은 정말 괜찮냐, 우리 정치권 모두가 다 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종편 패널들도 ‘심사일언’ 새겨 들어야

언론은 재난과 같은 상황을 최대한 정제된 언어로 필수적인 정보만 전달해야합니다. 근거가 없는 억측을 자제하고, 과도한 감정적 표현을 쓰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는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발언 하나가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시청자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 3분’ 발언이 비판받았던 겁니다. 사고 발생 초기부터 실종자들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확정하고 이를 본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이용했기 때문에 ‘막말’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겁니다.

같은 발언을 민 대변인보다 하루 앞서 내보낸 TV조선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고성국 씨의 발언은 사실상 민 대변인과 같은 취지였습니다. 그런 고씨는 3일 방송에서 “피해자들이 그 유족들이 어떻게 들을까”를 생각해야한다며 “말이 국민들에게 불편하게 들리면 그건 정치 잘못하는 것”이라고 민 대변인을 비판했습니다. 결론은 정치권 전체가 ‘막말’을 하고 있다는 ‘물타기’에 가까웠습니다. 마치 스스로는 같은 막말을 한 적이 없다는 듯, 비판의 대상을 ‘정치인’으로 한정한 것입니다.
 
‘참사 보도’를 ‘비극’으로 만드는 ‘탑승자 사연’, 구체적으로 전달한 종편 3사

TV조선이 노출한 막말 수준의 발언 외에도 재난‧참사 방송의 부적절한 사례는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피해자들의 개인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례들입니다. 전체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의 대담에서는 TV조선‧채널A‧MBN 모두 피해자들의 개인사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프로그램은 채널A <뉴스TOP10>이었습니다. <뉴스TOP10>은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3번의 방송에서 모두 피해자 개인사를 전했습니다. 그 내용도 각기 달랐습니다. 채널A는 피해자들의 가족관계, 학력과 관련된 사연들을 자세히 설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사연을 ‘안타까운 이야기’로 조명했습니다. 같은 방식과 내용은 TV조선‧MBN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특히 TV조선 <신통방통>(5/31)은 피해자들의 개인사를 대담 주제로 나누며 피해자의 SNS를 자료화면으로 사용했습니다.
 

‘재난보도 준칙’ 정면으로 어긴 종편 3사

2014년 한국신문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재난보도준칙’은 종편 3사가 대담에 이용한 ‘피해자의 신상공개’를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제19조(신상공개 주의)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의 상세한 신상 공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종편 3사의 보도행태는 재난보도준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재난과 참사에 있어 언론이 해야할 역할은 정부의 대응과 수색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검증하고 감시하는 것, 사고의 진상을 파악하고 수습 상황을 전하는 것, 궁극적으로 피해자 및 그 가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대응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다방면으로 피해자 지원책을 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종편 3사는 사고가 처음 알려진 5월 30일부터 피해자들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들의 개인사를 모두 전달한 뒤인 6월 4일부터는 관련 대담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를 단순한 흥밋거리와 시청률 장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현장 상황 과장하며 불안감 불러일으킨 TV조선‧채널A

TV조선‧채널A에서는 부정확한 현장상황 설명으로 불안감을 일으키는 내용도 등장했습니다. 사고 발생 2일째였던 5월 31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5/31)에 출연한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숨이 넘어갈 지경”, “끔찍하다”와 같은 불필요한 표현들로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런 표현들 역시 재난보도준칙 제16조(감정적 표현 자제)가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은 하지 않으며 냉정하고 침착한 보도 태도를 유지한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용어, 공포심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금하고 있는 행태입니다.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 당시 생존을 했던 것도 주변 사람끼리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지 저 배에서 신속하게 조치가 이루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강물에 빠지게 돼서 허우적대고 있어서 정말 숨이 넘어갈 지경에서 옆에 있던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 구명보트를 전해줘서 살아날 수 있던 경우들이 있었던 건데. 정말 안타까운 장면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고요. 하지만 저 장면을 보면서 더 끔찍하다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바깥에 있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강물 밖으로 나오면서 구조에 대한 요청을 할 수 있겠지만 저 안에 선실에 들어가 있었던 경우에는 이게 너무나 급박하게 침몰이 되는 과정에서 결국은 나오기 힘들었던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당시에 오후 9시가 넘는 시간에서 비가 꽤 내리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비를 피하기 위해서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내용은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31)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생존자들이 아비규환 같았던 참사 순간을 또 밝혀 왔”다고 소개했고, 출연자 문승진 기자도 ‘생존자의 증언’이라며 상황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했습니다.

문승진 기자 : 또 이 구조된 한국인들은 국내 매체에 사고 순간을 전해왔는데요. 이 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사람들이 허우적거리면서 살려달라고 외쳤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또 고통스러운 말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배가 2층 구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1층 선실 내부에서 쉬던 사람들은 이 배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할 거란 이런 증언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 구조자들은 튜브에 매달려 조금씩 떠밀려가다가 사람들의 머리가 수면위로 오르내리는 걸 목격하기도 했다. 이러면서 안타까웠던 사고 현장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어렵게 인터뷰를 한 구조자는 자신도 떠내려갔지만 이 물병을 잡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

TV조선은 이후 최귀선 세계한인무역협회 헝가리 지회장의 인터뷰를 보여줬고 “상당히 절망하고, 실망하는 그런 상태”라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사고 상황을 묘사하는 발언들은 시청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하게 자세한 상황묘사가 현장의 피해자에게서 증언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언론은 이를 스스로 자정하고 건조하게 보도해야합니다. 현장의 상황을 증언하는 출처를 확실하게 검증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TV조선‧채널A는 이런 과정들을 생략한 채 사고발생 2일 만에 자극적인 상황 묘사를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운운하며 정치권 논란으로 몰고 간 TV조선

이뿐만 아니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이것이 정치다>는 헝가리 유람선 참사를 다루면서 과도하게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거나 정쟁의 차원으로 다루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보도본부 핫라인>(5/31)에서는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와 ‘청와대 보고시간’을 비교하면서 느닷없이 박근혜 정부를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 문 대통령은 수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건데. 지금 뭐 세월호하고 비교해서 말씀하시니까 그렇지만 세월호 사고 당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시간 만에 보고를 받았다고 해서 굉장히 그 비판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때 당시에도 박 대통령이 그 세월호 사건을 4시간 만에 보고 받았건 아니면 뭐 7시간 뒤에 보고 받았건 아마 제가 보기에는 구조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봅니다.

물론 이제 이 헝가리 사건은 외국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밤에 일어난 사건이고 세월호 사건은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낮에 일어난 사건이니까 그러니까 훨씬 구조하기는 더 나은 환경에 있었다고 봅니다만. 구조를 못 해서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일어난 거를 전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헝가리 사건 책임이 문 대통령 책임이 아니라면 세월호 사건도 모든 거를 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으로만 몰수는 없습니다. 아마 제가 보기에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 부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사건을 직접 맞닥뜨린 문 대통령. 그리고 대응해야 하는 청와대. 양쪽은 아마 느끼는 게 저는 있을 거라고 봅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31)도 이번 사고를 정치권 공방으로 몰고 갔습니다. 특히 사고의 수습과정과 수색과정은 외면한 채 청와대의 사고 확인 시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은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우리 국내에서 그런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가 얼마나 신속히 대응했느냐”가 주요 사안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습니다. 이어 청와대가 보고받은 시간을 문제 삼았습니다.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청와대로 언제 보고가 올라갔느냐는 것이죠. 그 청와대는 위기관리센터가 있는데. 그럼 5시 45분에 외교부에서 받아서 청와대 위기관리 센터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거냐. 이렇게 청와대에 기자가 물어보니까 그거 확인을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시스템이 어떻게 됐는지를 청와대가 모르는 거예요. 모르는 상황에서 어쨌든 청와대가 그걸 안 시간이 안 나오고 문재인 대통령이 8시에 지시했다는 거만 나오죠. 그러니까 이게 외교부에서 청와대로 어떻게 전달이 됐고, 청와대가 처음에 받았을 때 대통령에게 언제 보고가 됐고. 이런 것이 전혀 없이 8시에 지시를 했다고 나오니까 그렇다면 그 황금 같은 시간에 어차피 우리 특수구조대도 보내고 하는데. 황금 시간이라도 그 청와대가 온 시간, 그러니까 외교부에 온 시간부터 그 계산을 해보면 2시간 15분 정도가 비는 거예요, 공백기가 생긴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 그 2시간 15분 동안 뭐 했냐고 따지는 것이 지금 야당의 지적이죠.

송씨에 이어 서정욱 변호사도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중에) 청와대가 이제 그 재난의 컨트롤타워다 하면서 사고가 있으면 분 단위로” 보고하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외교부의 보고 이후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지기까지의 과정들을 공개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서씨 역시 “과거 세월호 이제 7시간과 관련해서 상당히 부당함을 본 게 많이 있었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19명의 국민이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구조작업은 무시한 채 ‘대통령 보고시간’을 밝히라고 나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은 종편 3사에는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 전반에 일고, 재난‧참사 대응 시스템은 물론 언론 보도의 개선이 요구됐기 때문에 보도 도중 세월호 참사를 거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부실 대응 및 구조 지연, 허위 정보 등 총체적 난국을 보였던 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려는 목적에서 세월호 참사를 이번 참사와 비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책임은 별도로 규명할 일이며 더구나 여전히 밝혀져야 할 요소들도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이 없다면 박근혜 정부도 잘못이 없다’는 TV조선 이도운 씨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를 박근혜 정부 두둔을 위해 악용하는 수준이며, 야당의 입을 빌려 ‘문재인 2시간 15분 VS 박근혜 7시간’ 구도를 만든 송국건씨 발언 역시 정치적 의도가 뚜렷합니다. 모두 세월호 참사‧헝가리 참사 피해자들에게는 무의미하거나 상처가 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언론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변해야 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최우선하고 피해자 가족을 모욕해서는 안 되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2시간 15분 VS 박근혜 7시간’과 같은 정치적 프레임을 위해 반성의 계기가 필요했던 게 전혀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종편 3사, 특히 TV조선은 전혀 성찰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5월 30일~6월 5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뉴스&이슈><뉴스BIG5><아침&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