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2019⑤] IT 이끄는 한인들, 게임체인저를 꿈꾸는 ‘51컨퍼런스’ 윤종영 교수

[편집자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반도 초입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을 낳은 ‘기술’로 대표되는 곳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은 기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술은 곧 정치·사회·경제의 이슈로 등장했고, 실리콘밸리는 이들 이슈의 중심에 섰다. 2019년 여름, 블록인프레스가 이곳을 찾은 이유다. 블록체인은 이제 기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규제에 관한 정치 이슈, 분산화된 사회, 코인 투자 등의 경제 이슈를 뱉어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블록체인의 이슈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이곳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IT기업,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에게 블록체인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테크 기업에 일하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한인들이 주축이 되는 테크 컨퍼런스는 없어 갈증을 느꼈죠.”

실리콘밸리의 한인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에서 블록체인 전공 주임 교수를 맡고 있는 윤종영 교수다. 약 3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인 베이 지역 한인 커뮤니티 K그룹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윤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한인 위주 테크 컨퍼런스 ‘51 컨퍼런스’를 4년째 열고 있다.

윤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5년간 페이스북, 야후, 핀터레스트 등 50-60여개의 대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컨설팅한 IT 전문 컨설턴트기도 하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마당발’로 꼽히는 그는 현재 한국에서 국민대학교 주임 교수를 맡은 동시에 한국판 싱귤래리티 대학교로 불리는 ‘TEU(Tide Envision Univerisity)’ 커미티 멤버로 혁신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윌리엄 루터 센터와 구글 커뮤니티 스페이스에서 양일간 진행된 51컨퍼런스 현장에서 블록인프레스가 윤종영 교수와 직접 만나 실리콘밸리의 트렌드와 한인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51컨퍼런스에서 만난 윤종영 교수

Q. 51컨퍼런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51컨퍼런스는 실리콘밸리 주요 테크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 전문가들과 실리콘밸리의 커리어를 꿈꾸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한인 위주 테크 컨퍼런스입니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에 일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는데 실제로 한인들이 주축이 되는 테크 컨퍼런스가 없었어요. 한인 행사라고 하면 주로 민속 부채춤을 추는 것과 같은 행사만 있었는데, 실제로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이곳은 실리콘밸리인데 다같이 모여서 장구춤 추고 이런 것 그만 하고, 진짜 테크 행사를 만들어보자 해서 기획하게 됐습니다.

테마를 잡아놓기 보다는 실제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모여서 업무 이야기 등을 들려주자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매년 트렌드가 다르다 보니 첫 회는 전반적인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짚어보는 식이었고요. 두번째는 ‘실리콘밸리의 커리어’, 세번째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올해는 자연스럽게 ‘AI(인공지능)’가 주요 테마가 됐습니다.

Q. 51컨퍼런스에 참여하면 확실히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알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말하다보니 그렇다고 볼 수 있죠. AI는 거의 블랙홀이라고 보면 됩니다. 모든 테크놀로지가 실제로 AI로 가고 있고 결국은 유저데이터가 어떻게 AI와 결부될 것인가가 현재 테크 업계의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발표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지금의 대학생들은 태어날 부터 인터넷이 있었던 세대로,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세대에서 태어나 인터넷 세대를 접하게 된 현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의 대학생들은 AI와 자동 로봇 위주의 세상이 되기 전인 세상(현재)을 보는 마지막 세대일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 처럼 지금 태어나는 세대들은 성장했을 때 AI와 자동 로봇이 쓰이는 게 당연한 흐름일 거에요. 때문에 AI와 같은 경은 현재 성장률이 10배가 넘어요. 다른 기술들에 비해 가능성이나 잠재력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투자했을 때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Q. 실리콘밸리가 유지 가능할 것이냐는 토론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이 언제까지 갈 것 같냐, 미국이 현재 기술을 리드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이냐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것이었는데요. 다들 기본적으로 유지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었어요. 유지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더 꽃을 피우고 날개를 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어요.

물론 그 이유로는 AI가 가장 컸죠. 구글과 같이 엄청난 자금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실리콘밸리에 많이 있는데, 이들이 이 자금가지고 무엇을 할 것이냐 했을 때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에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고요. AI와 같이 성장가능성이 큰 기술들에 투자를 하면 이것은 유지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더 성장하고 꽃을 피울 것이다라는 의견으로 이어진 것이죠.

51컨퍼런스 현장

Q. 실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피드백도 궁금합니다.

학생들은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스피커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도전을 많이 받는다며 정말 좋아하죠. 많이 성장해야겠다 이런 것들도 느낀다고 하고요. 멀게만 느껴졌던 실리콘밸리에 대해 같은 한국 사람들이 여러 회사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구체적인 가이드를 얻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도전을 많이 받는다는 반응이에요.

Q. 실리콘밸리의 한인 문화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중국, 인도 보다는 한인 커뮤니티의 끈끈함이 확실히 약합니다. 인도인이나 중국인이 회사에서 팀장 혹은 디렉터가 되면 팀이 다 그 인종으로 채워져요. 하지만 한국은 일단 인재 풀이 적기 때문에 그렇게 안되는 것도 있고요. 대놓고 하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는 성향도 있어서 그들과 같은 구조가 되기 싶지 않죠. 때문에 작은 풀을 늘리자라는 목표로 51컨퍼런스를 생각하게 된 것이고요. 다들 끌어주고자하는 의지는 있는데 서로 알아야 도와주고 그러기 때문에 네트워킹 차원에서도 기획하게 됐습니다.

Q. 현재 한국에서 활동중이신데요, 실리콘밸리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너무 많죠. 문화나 사회 인프라 측면에서도 다르고요. 그 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다양성’이죠. 한국 특성상 문화적, 인종적 다양성을 억지로 만들어서 섞어놓을 수는 없으니 그러한 다양성을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국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실 ‘다르다’라는 개념에 대해 우리나라는 보통 ‘다르다’를 ‘틀리다’로 표현하고요. ‘나랑 다르면 틀린 거야’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다르면 다른 것’일 뿐이에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면이 실리콘밸리와 제일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실리콘밸리에는 불필요한 겉치레와 형식같은 것이 없어요. 기업문화 또한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들이 없고 굉장히 실질적이고 현실적이죠.

실리콘밸리는 철저히 성과 위주의 문화이기때문에 냉정하다고 혹은 정글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실력이 있고 잘하는 사람들한테는 좋은 문화입니다. 스펙, 나이, 성별 등 우리 나라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상관 없이 아웃풋과 퍼포먼스로만 평가를 받기 때문이죠.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이 많은 것이에요. 노동시장이 유연하기 때문에 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스타트업하고, 안되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도 해요. 스타트업을 했다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해도 실리콘밸리 경험이 전혀 마이너스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좋아하는 분위기입니다. 스타트업 하며 얻은 경험을 존중 해주고 한국 기업 문화와 가장 큰 차이는 맹목적인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라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위원회 꿈꾸는 모리생자 혁신콘서트에서 마이크를 든 윤종영 교수(출처 = 페이스북)

Q. 블록체인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탈중앙’이라는 블록체인의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무엇이든 탈중앙화 과정을 통해 개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기존에 깨어져야할 것들이 많이 있고 블록체인이 그런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변혁, 혁신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Q. 현재 국민대학교 블록체인 대학원 전임 교수로 있으신데, 실제 가르치면서 느낀 것들도 궁금합니다.

제일 안타까운건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야기했을 때, 암호화폐와 관련된 네거티브한 쪽만 부각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대학원은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많아 이것을 학교에서 다루고 학생들을 양성하려는 취지로 문을 연 것인데,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이 아쉬웠습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지원 문의하는 분 중에 많은 분들이 블록체인 대학원에 오면 ICO(암호화폐공개)하는 줄 알고, 블록체인으로 어떻게하면 돈 벌 수 있는지 단순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었고요. 블록체인의 긍정적인 저변 확대가 제일 아쉬운 것 같습니다. 때문에 대학원을 연 것이기도 하죠.

블록체인의 기술 뿐 아니라 정책적인 접근, 경영·경제·사회학적인 접근 등 이러한 것들을 다 같이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컴퓨터 공학적 이념에서 다루는 것 중요한데 필드에서 진짜 이걸 현재 어떻게 쓰고 있는지, 산업계와 학계가 서로 분리돼있는 듯한 상황인 것 같아요. 정부의 정책에만 너무 연연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이런 부분들이 아쉽습니다.

Q. TIDE Envision University 커미티 멤버로도 활동중이시죠.

기존 한국 사회의 사회나 교육, 시스템에서 가진 틀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만들게 됐습니다. 틀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틀에 갇혀 있다보니 계속 그 상태를 답보하면서 큰 성장이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실리콘밸리에 오래 있다보니 (한국 문화 중) 문제점들을 발견했을 때 깨면 아쉽지 않을 틀인데, 깨고 나면 더 재밌을텐데라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여러가지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51 컨퍼런스의 주요 목표는 무엇인가요?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입니다. 51컨퍼런스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출발했어요.

50대50인 평형상태 저울에서 그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머지 50이 다 필요한 게 하니라 1만 플러스하면 되는 것이거든요. 그 1을 통해서 저울은 기울게 되고 이것이 시작점인 것이죠. 그래서 50을 51대49로 만들어줄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되고 싶어요.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 사람들은 적어요. 하지만 다들 엄청난 열정이 있고 여러모로 우수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서만 일하는 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한국 사람은 지식이 됐든 돈이 됐든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이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힘이 커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체인저가 필요한거죠. 저는 1을 더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썸네일 출처 : 블록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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