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파트너에게 성매개 감염(STI)이 있는지 어색하지 않게 물어보는 법

성매개 감염(STI)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분위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STI’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식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슈퍼임질’이 등장한 이 시대에, 이런 대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작년에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임질의 첫 사례가 나타났다는 기사가 나왔다. 아, 맙소사.

임질 외에도 클라미디아, 매독 등 조심해야 할 STI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성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과 성매개 감염(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은 다르다. 성매개 감염이 되었다고 해서 전부 성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STD와 STI에 대해 전혀, 혹은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초기 STD 증상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혹은 증상이 있긴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증상이 없는 STD도 많기 때문이다.” STD에 대한 책을 쓴 의사 로버트 후이젱가의 말이다.

STI 증가 원인의 하나는 낮은 피임율이다. 2017년 미국 보건 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젊은이들 사이에서 콘돔의 사용률은 낮아지고 질외사정법을 쓰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최근 미 국립 보건 통계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질외사정법 사용 비율이 2002년의 10%에서 2015년에는 19%로 올라갔다고 한다.

효과가 낮은 피임법도 피임법이지만, STI에 대한 투명성과 대화 부족도 문제다. STI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파트너와 함께 성건강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터놓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성적 전력에 유의할 점이 있다면 묻기 전에 먼저 새로 사귀게 된 파트너나 훅업 상대끼리 서로 털어놓는 것이 이상적이다.

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성건강 교육자들이 분위기를 죽이지 않고도 이 주제를 꺼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전에 이야기하는 게 이상적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즉 데이트를 몇 번 했는데 아직 섹스를 하지 않았다면, 침대에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어라. 막 시작되고 있는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한 다음 STI 걱정이 된다고 말하고, 다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식의 ‘샌드위치 대화법’으로 어색함을 피해보라.

“상대가 참 좋다는 말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 그런 다음 ‘나는 우리 관계가 마음에 들고, 다음 단계로 나갔으면 좋겠어. 너도 그러니?’ 같은 말을 해보라.” 하와이의 심리학자이자 섹스 세라피스트인 재닛 브리토의 말이다.

상대도 그렇다고 하면 “좋아… 이 이야기를 하기 좀 꺼려지지만, 마지막으로 성적인 건강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해봐야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성병 검사를 받은 게 언제인지, 같은 것.” 정도의 말을 해보라.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라. “‘절대 분위기를 죽이려는 게 아니야. 넌 정말 매력적이고 난 너랑 사귀고 싶어.’”라고 해보라고 브리토는 권한다.

여기서부터는 대화가 부드럽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STI는 엄청나게 흔하다는 걸 염두에 두고, 상대가 수치를 느끼게 할 수 있는 표현은 피하라.

STI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멍청한 농담이나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헤르페스가 퍼지고 있다’는 뉴스 헤드라인에 대한 대화의 일부일 때가 고작이다. STI가 믿기 힘들 정도로 흔하다는 걸 생각하면, 그런 농담은 STI를 가진 사람들에게 오명을 씌울 뿐 아니라 그 위험성을 얕보는 일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성인 6명 중 1명은 헤르페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성행위를 하는 사람 2명 중 1명은 평생 한번 이상 STI에 걸린다고 질병방지센터는 밝힌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STI를 가진 사람들에게 수치를 주는 표현을 피하여 대화를 시작하라고 보스턴의 성교육자 아이다 먼덜리는 말한다.

“파트너에게 ‘너 깨끗해?’라고 묻는 것은 감염된 사람들에게 수치를 준다. 왜, 어쩌다 감염됐는지를 떠나서, STI에 대한 오명은 공공보건에 아주 해롭다.”

먼덜리는 “난 너랑 섹스할 준비가 되어 있어.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어떤 보호 장비를 써야 하는지 알고 싶어!” 같은 말을 권한다.

“이런 대화가 아주 심각하고 딱딱할 필요는 없다. 야하게든, 이상하게든, 웃기게든, 당신과 파트너에게 맞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불안하다면 그 순간이 닥쳤을 때 보다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미리 연습해 보라.”

 

“너 검사 받았어?”라고 한번 물어보는 것으로 끝내지는 말라.

“너 검사 받았어?”는 분명 효과가 검증된 질문이긴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검사를 받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든 STI 검사가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고, 자신의 검사 결과를 100%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주 복잡하게 물어볼 필요는 없고 구체적인 질문을 추가로 몇 개 더 해보면 된다고 먼덜리는 말한다.

“어떤 STI 검사를 받았는지, 결과가 어땠는지, 양성으로 나온 게 있다면 완치가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검사를 받은 게 언제였는지, 그뒤로 섹스할 때 어떤 보호 도구를 썼는지 등이다.”

 

“콘돔을 쓰니까 우린 문제없어!”라고 생각하지 말라

콘돔을 쓰고 있다면 질외사정법만 쓰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안전한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콘돔 사용만으로 100% 안심할 수는 없다.

후이젱가에 의하면 콘돔만 써도 체액을 통해 전달되는 임질과 클라미디아 등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피부접촉으로도 번질 수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음부 헤르페스(음부포진), 매독 등을 막는 효과는 떨어진다.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파트너를 둔 환자들에게 후이젱가는 1~2년에 한번씩 종합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그러면 섹스 전의 대화가 훨씬 쉬워진다. 당신이 최근에 검사를 받았다면 그 결과를 보여주어 성병 검사를 정상화하고,  파트너가 검사를 받는 것을 덜 부끄럽게 느끼게 할 수 있다.

“파트너들끼리 성병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 등 자신의 성건강 상태를 완전히 공개하면 여러 단계에 있어 분명한 정보가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 정직함, 평등, 투명함의 정신에 따라, 나는 파트너들끼리 섹스를 하기 전에 이러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잘 모르겠어”라고 말하면 가능한 한 최고 수준의 보호를 사용하라.

 

STI에 대한 파트너에 대답이 “음, 잘 모르겠어”라면, 최대한 스스로를 보호하라. 섹스를 미루든(이것은 굉장히 섹시할 수도 있는 일이다), 최대한 많은 보호 도구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삽입을 피하는 방법도 있는데, 꼭 삽입을 하지 않아도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상대가 잘 모르겠다고 한다면 여성용 콘돔(internal condom, 페미돔), 남성용 콘돔, 덴탈 댐, 장갑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체액 교환과 점막끼리의 접촉을 줄이는 형태의 섹스를 하는 방법 등이 있다.” 먼덜리의 말이다.

보다 장기적인 관계라면 먼덜리는 함께 검사받기를 권한다. 하지만 한창 뜨거울 때는 자연스럽고 여유있게 반응하도록 하라.

“‘알려줘서 고마워!’라고 말하고는 다른 행동으로 넘어가라. 예를 들어 ‘네가 잘 모르겠다고 하니 내 입안에는 사정하면 안될 것 같지만 내 가슴에 사정하는 건 좋을 것 같아.’, ‘잘 모르겠으니까 이번에는 안전하게 손만 가지고 하자. 널 만지고 싶어.’ 정도의 말이 있다.”

 

심호흡하고 마음을 가라앉혀라: 이 대화는 당신 생각보다 잘 풀릴 가능성이 높다.

분명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편안하고 재치있게 다룬다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풀려나가기도 한다. (게다가 성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이란 좋은 것 아닌가.)

“섹스 전에 이 대화를 꺼냈더니, 사귀게 될 수도 있는 파트너가 정말 기꺼이 받아들여서 놀랐다는 환자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직관과는 반대로 분위기를 깨기는커녕 상대가 자신에게 더욱 성적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후이젱가의 말이다.

 

* HuffPost US의 How To Ask A New Partner If They Have An STI (Without It Being Weird)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