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공유만 해도 5년 이하… 빠져나갈 법망 '1도 없다'

2016년 가수 정준영씨는 성관계 중 휴대전화로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며 전 여자친구에게 고소를 당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 이용촬영, 이하 성폭법) 위반이었다. 정씨는 논란이 된 영상은 서로 교제하던 시기에 상호 간 촬영한 영상으로 바로 삭제했다고 주장했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3년이 지난 2019년 3월 29일, 정씨는 몰래카메라 촬영과 그 촬영물의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찍어 동료 연예인들이 있는 대화방에 올린 혐의다. 이는 성폭법 위반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정준영 몰카 동영상’을 찾는 이들이 많음을 보고 필자는 개정된 성폭법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다음은 2018년 12월 18일 개정 공포 시행된 성폭법 제14조이다. (법률 제15977호)

1.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이하”반포 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전 성폭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만 처벌했다. 따라서 자의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이 촬영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된 경우에는 죄질이나 불법이 중대함에도 성폭법 제14조에 의해 처벌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개정된 성폭법에 의하면 자의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의 벌금형을 개정 전 1천만 원 이하에서 3천만 원 이하로 상향했다. 또한 유포의 객체에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 외에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을 추가했다. 

성폭법 제14조 제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개정되었다. 개정으로 기존의 벌금형을 삭제하고 징역형만 남김으로써 처벌을 강화하였다.

성폭법의 개정 전, 대법원판결은 피해자(여, 14세)와 화상채팅을 하던 중 피해자의 신체 부위(유방, 음부)를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한 사안에 대하여 성폭법에 의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스스로 자신의 신체 부위를 화상 카메라에 비추었고, 피고인이 촬영한 대상은 피해자의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일 뿐, 피해자의 신체 그 자체는 아니라는 이유였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도4279 판결) 

2016년, 정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논란이 된 영상이 교제 시 상호 간 장난삼아 촬영한 영상으로 바로 삭제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피해자가 촬영 당시 스스로 촬영했다면 그 촬영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되더라도 성폭법 제14조에 의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된 성폭법 제14조는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가 동의해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유포되는 경우 촬영 당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된 촬영물을 유포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정씨가 직접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촬영물)은 물론 그 동영상을 내려받은 것(복제물)을 유포하는 것도 성폭법 제14조 위반이다. 즉 ‘정준영 몰카 동영상’을 찾고 이를 복제하여 유포하는 자 역시 성폭법 제14조에 의하여 몰카 촬영 당사자(이 사건에서는 정준영 씨)와 똑같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영리 목적으로 이 동영상을 유포한다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에서 생존한 이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생존자들이 말하는 우리 사회의 죄의식 없는 강간문화, 그 속에 담긴 가해자 중심 성폭력의 허와 실에 대하여 사회가 각성하기 시작하면서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점점 엄하게 처벌하는 추세이다. ‘성인지 감수성’으로 성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우리 사회 전체가 성에 대한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는 성폭력 가해자였음에 대한 깨달음이다. 

지난해 4월 12일 선고된 2017두74702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성희롱 교수 해임 사건 판결문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처음 언급했다. 재판부는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로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본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 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한다.

2017년 서울여성노동자회 문서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 72%가 퇴사를 했다. 회사 또는 구성원에 의한 불이익 조치를 당하는 비율 또한 57%나 된다. 성폭력 피해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정조를 잃었다는 죄책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미투 물결은 왜곡된 성문화와 남성 중심 강간문화가 이 사회에 더는 옳지 않다고 말한다. 이번 정씨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은 2차 피해가 우려되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성폭법 제24조(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 제2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 또한 2차 가해자에게 앞으로는 ‘여성폭력방지법’ 제18조(2차 피해 방지)에 의해 처벌 가능성이 생겼다. 

필자는 이 세상에서 여자로서 살아온 삶이 매우 고달프고 아팠다. 그러기에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상처를 주는 세상에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이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남겨줘야 아들이 행복할지에 대해서 매 순간 고민한다. 따라서 필자는 여자에게 이로운 세상, 남자에게 이로운 세상을 꿈꾸지 않는다. 여자도 남자도 인간으로서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며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존중하고 귀히 여기며 사랑을 할 때 나와 네가 있을 수 있고, 이 사회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