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광고대행사에는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못 받아서 과하게 삐진 임원이 있다

롯데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 임원이 “왜 빼빼로데이 때 나한테 과자를 챙겨주지 않았느냐”며 부하 직원들 불러 놓고 빼빼로를 집어 던지는 등 ‘갑질’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대홍기획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지난 10일 결과를 발표했지만, 해당 임원에 대한 별도의 징계 없이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14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 회사 ㄱ상무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9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팀장급 직원 4명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ㄱ상무는 지난달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회사가 이벤트 차원에서 빼빼로 과자를 나눠준 것과 관련해 “왜 나한테 아무도 빼빼로 과자를 챙겨주지 않았느냐”며 약 30분 동안 고성을 지르며 빼빼로를 집어 던졌다. ㄱ상무는 30분 동안 직원들에게 “빼빼로데이 (나한테) 아무도 (빼빼로를) 안 줬어요. 여러분은 빼빼로 다 받았지?” “(누구도) 한 번도 나를 챙겨준 적이 없어, 어떻게!” 등 업무와 무관한 발언을 쏟아내며 소리를 질렀다.

회사의 한 직원은 “당시 ㄱ상무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변 다른 부서에까지 다 들릴 정도였다”며 “ㄱ상무가 다른 임원과 마찰이 있거나 보고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 종종 울거나 소리를 지른 적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물건을 집어 던진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홍기획 준법경영팀은 사건 직후 직원들의 제보를 받아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3주 정도 이어진 조사 기간 ㄱ상무는 정상 출근을 한 것은 물론 제보자 색출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쪽은 조사를 마친 뒤 지난 10일 ㄱ상무에게 대표이사 명의로 ‘피해 직원들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보내는 것으로 사안을 마무리했다.

회사의 또 다른 직원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이런 폭력적인 행동을 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회사가 임원의 갑질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제든 이런 갑질의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홍기획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임원은 일반 직원과 고용계약 형태가 달라 감봉이나 정직과 같은 징계를 취할 수 없었고, 해당 임원의 직위를 해제할 만큼의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해당 임원은 ‘사람이 없는 공간에 던진 거’라고 해명했다”며 “해당 임원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팀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사과를 하는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처를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