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큰돈' 잡아라…거물급 업체간 대권 레이스 가열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커스터디 판키우기 확대일로
9월 백트 오픈 및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 속 기관투자자들의 존재감 높아져
기관투자자들을 암호화폐로 끌어들이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기관투자자들을 암호화폐로 끌어들이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월스트리트에서 노는 기관 투자자들이 하반기 암호화폐 시장을 달굴 중량급 변수가 될수 있을까?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거물급 암호화폐 회사들간 대권 레이스는 본격화됐다.

포춘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지난주 경쟁업체인 자포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위탁관리(커스터디: Custody) 사업을 5500만달러 규모에 인수했고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자산관리 업체중 하나인 피델리티는 3월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커스터디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투자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지원하는 앵커리지 같은 커스터디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ICE가 이끄는 백트는 16일(현지시간) 9월로 예정된 기관투자자용 비트코인 선물 계약 플랫폼을 오픈하는데 필요한 정부 승인을 획득했다고 발표하는 등 글로벌, 특히 미국 암호화폐 시장은 기관 투자자들의 가세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열쇠인, 이른바 프라이빗키는 부주의하게 관리할 경우 해커들에게 도난당할 위험성이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창업자가 고객 자산을 갖고 튀는 상황도 가끔 벌어진다. 

이같은 상황은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대학 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한 환경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암호화폐 커스터디가 ‘안전한 보관’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암호화폐 커스터디 회사들이 관리하는 고객 자산 규모는 기존 금융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세만 놓고 보면 나름 긍정적인 면도 엿보인다. 

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커스터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코인베이스는 이달초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자포에 맡겨줬던 27억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자사 커스터디로 인프라로 옮기면서 성장의 큰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커스터디에서 관리하던 고객 자산의 두배가 넘은 규모였다. 여기에 더해 코인베이스는 자포 비트코인 커스터디 사업 자체를 인수함으로써 단순에 주요 커스터디 업체 반열에 올라섰다. 

코인베이스는 커스터디를 통해 단순히 고객 자산을 수수료를 받고 보관해주는 것 이상의 사업을 꿈꾸는 듯 하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CEO인 샘 맥킨베일은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신규 서비스들은 보험 및 규제 지원, 스테이킹 등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그들의 자산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비트코인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나 피델리티 등은 커스터디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피델리티가 400개 이상의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22%가 이미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고, 25%는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관투자들이 암호화폐를 주목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와이어드는 비트코인은 2017년말 거품으로 가격이 2만달러까지 치솟았던 때 이후 근본적으로 달라진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리 밖에 있으며, 누가 보증해주는 것도 아니며, 소수 채굴풀들에 의해 여전히 지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예전보다 수준 높은 경제 시스템에 암호화폐 분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월 JP모건은 자체 코인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고 6월에는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플랫폼 페이스북이 우버, 스포티파이 같은 대규모 B2C 테크 서비스들의 지원 속에 현재 개발중인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백서를 공개했다.

와이어드는 존 세두노프 빌리노바대학 금융 담당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선물 계약과 같은 새로운 수단들은 투자자들에게 완충장치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점점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헤지(hedge)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세두노프 교수는 “변동성은 금이나, 스위스 프랑처럼 안전한 피낭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국가들간 글로벌 무역 전쟁이 가열되면 잠재적인 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커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둘러싼 날씨가 순식간에 달라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지난 4월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을 때만 해도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는 연결고리가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몇개월만에 분위가가 확 달라졌다면, 앞으로도 다시 그럴 수 있다. 세두노프 교수는 “암호화폐 분야는 성장과 후퇴가 있다”면서 “지금은 다소 단단하지 않은 생태계”라고 지적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